9월에서 10월 사이 대구 낙동강 변 강정 디아크 광장 일대서 펼쳐지는 동시대 미술의 축제인 〈달성 대구현대미술제〉가 올해로 제12회를 맞이한다. 전국적인 작가들의 참여로 10년 이상 지속되어 오는 동안 창립 당시의 예술정신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인 미술제의 양적 규모나 초점의 방향은 해마다 조금씩 달리해 왔다. 특히 올해에는 달성군의 문화도시 지정을 기념해 전반적인 모습을 크게 쇄신하여 밖으로 국제성을 지향하는 한편 지역과 좀 더 밀착하고 시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질적 양적 변모를 동시에 추구하고자 한다.
새로운 시도의 하나로서 첫 번째 매년 야외 조각 설치작업 위주로 펼쳐지던 광장 중심에 건축적인 구조의 설치작업을 채택해 주변 환경과 자연을 더욱 특징 있게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장소 특정적인 예술의 성격을 강화해 보고자 한다.두 번째는 디아크 건물 내로 전시 면적을 확대하여 실내 공간의 설치작업은 물론 평면 작품의 전시도 수용할 수 있게 하여 출품 작품의 양식과 장르의 확대를 꾀하려고 한다. 그리고 한층 다양해진 작가들과 출품작들에 관한 친절한 해설과 상세한 정보를 제공할 아카이브를 충실하게 만들어 관객들에게 설명이 풍부한 전시가 되도록 애쓰려 한다.
초청 작가의 구성에 있어서는 이번 전시회의 한 특징인 해외로부터의 작가들에게 참여 폭을 크게 늘려 지역 미술의 국제적 동시대성을 제고하는 한편 향후 세계적인 컨템퍼러리 예술 행사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달성군에서 펼치는 이 행사는 과거 대구현대미술제의 예술사적 의미를 되새기면서 시대에 앞서갔던 대구미술의 진취적인 정신을 계승한다는 취지를 미술제 정신의 바탕에 두고 있다. 비록 지방에서 펼쳐졌던 미술제였으나 지역이 주체가 되어 전국적인 미술운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독자적인 미술 행사로 발전시켜봤던 경험은 오늘날 우리 미술제의 목표에도 훌륭한 본보기이다. 그래서 달성 대구현대미술제는 진취성과 자생성을 갖춘 지역 미술의 우수한 전통을 계승 발전시켜 국제적인 규모의 미술 행사로 확장해나갈 것을 현실적 목표로 세워놓고 있다.
새로운 전시 기법이나 기술에서 국제적인 흐름과 성과를 연구하고 주제나 내용에 있어서는 시대적 보편성을 좇으면서도 우리에게 타당한 이슈를 독창적으로 개발하고 적용하여 경제적이며 친환경적인 전시회가 되도록 만들어 가려 하고 있다. 한편 지역민들과의 소통을 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여 무엇보다 작품감상이 쉽고도 편안하고 즐겁게 관객 주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자주적인 친절한 예술환경을 조성하는 데에 힘을 쏟을 것이다.
김영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