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미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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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미술제

2020 달성 대구현대미술제

“현대미술의 조화를 통한 치유와 상생”

가치전환으로서의 예술

우리는 불과 1년 전까지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인공지능을 거론하며 예술가로서의 입지에 대하여 논하였다. 기술의 혁신을 토대로 창작의 영역은 가공할 만큼 확대되었고 실재實在를 넘어 가상假像으로서의 제3세계를 구축하였다. 미래의 문화와 예술은 창조적 상상력과 테크놀로지의 만남으로 새로운 길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졌던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기대와 달리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바이러스 앞에 전 인류가 휘청거리며 문화,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절망과 마주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거리를 두고 생활하며 고립된 생활로서의 부자유不自由에 적응하려 안간힘 쓰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는 코로나19가 발병하기 전과 그 이후로 사회를 구분 짓고 코로나 이후 겪게 될 사회변화를 암시하는 단어이다. 전 세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새로운 사조가 하나 생겨난 것인데 인간은 이성과 지성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일이 가능했고 그로 말미암아 어떠한 위협에서도 능동적으로 대비할 수 있었다. 이런 능력을 가진 존재는 지구상 인간이 유일하다는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코로나가 일상 속으로 침투되기 시작하면서 예상을 뒤엎고 판도가 뒤바뀌었다. 코로나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계속되고 다양한 대안들이 나오긴 하지만 인간의 최대무기인 이성과 지성으로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거나 코로나 이전의 상태로 회복시키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다행히 인간에게는 이성과 지성의 능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에게는 무릇 이성을 초월한 감성과 직관이 내제되어있다. 이성과 지성으로 대상과 싸워 이겨왔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감성과 직관을 통해 극복하고 치유하는 시대로 바뀔 것이며 이로 인해 예술의 본질은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본디 예술은 인간 삶의 고통을 재해석하는 세계인식의 관점을 제시하거나 삶을 변화시키는 실천 방식으로서 자기 삶을 돌보는 역할을 해왔다. 쇼펜하우어나 니체 미학에서 예술은 고통에 대한 해석과 의미부여를 통해 윤리적, 미학적 치유방식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예술은 개인의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타인의 상처에 동참하고 동정심을 개발하여 덕德을 실행하는 윤리적 치유방식을 제공한다. 이것은 예술의 가치전환으로서 예술은 모든 사람이 지금 순간순간 느끼는 인생의 보람과 자신감에서 오는 기쁨이며 그것들을 표현하는 것이 곧 예술이라는 것이다.

2020 달성 대구현대미술제는 미학적 가치로서 조화와 치유를 주제로 상생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기획되었다. 다채로운 현대미술 작품을 통해 코로나19 사태를 슬기롭게 극복한 대구의 시민들을 위로할 수 있는 상생의 공간을 연출함과 동시에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였다.

전시는 하모니, 힐링 두 가지 섹션으로 나누어져 진행되었으며 Harmony<상생의 공간>에서는 예술과 사람 빛과 환경이 만들어내는 특별한 미적 경험을 만들어냄과 동시에 상생으로서의 현대미술 담론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의 장場을 마련하였다. Healing<꿈과 희망의 메시지> 공간에서는 희망<함께 기쁨을 찾아가다>라는 주제로 미학적 치유방식을 제공하고 누구나 친근감 있게 보고 만지며 함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되었다.

치유와 상생으로서의 가치전환을 가져온 야외설치 작품들은 강정보라고 하는 자연 속 열린 공간 안에서 대중들과 호흡하며 미술의 본질 자체로서의 역할을 하였다. 작품이 예술가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표현되었다 할지라도 관객과의 만남을 통해 예술의 본질인 치유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며 자연과 인간의 상생을 매개하는 것이다 이번 2020 달성 대구현대미술제는 시민들의 희망과 염원을 담은 축제형 미술제로 발돋움 할 것이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시민과 예술, 자연이 하나 되는 새로운 문화 콘텐츠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0 달성 대구현대미술제 예술감독 도태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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