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미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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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미술제

2016 달성 대구현대미술제

5

강정대구현대미술제는 2012강정랩소디’, 2013강정간다’, 2014강정에서 물·’, 2015강정 가까이 그리고 멀리서라는 주제로 네 번의 전시가 이루어 졌다. 그리고 2016년인 올해는 다섯 번째라는 의미에서 숫자 ‘5’를 타이틀로 28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미술축제를 펼친다.

 

강정은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강변에서 시작했던 1970년대, 청년예술가들의 도전정신이 깃든 곳이다. 40년이 지난 지금은 도시의 확장으로 인공적인 것과 자연적인 것의 경계에 놓인 공원으로 변했다. 그래서 지금의 강정은 같은 장소지만 같지 않고, 다르지만 같은 곳이기도 하다.

 

해를 거듭 할수록 강정대구현대미술제가 가야 할 방향이 지금의 삶 속에서 어떻게 호흡해야 할 것인지 진지한 질문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서 그 질문에 대한 어떤 의미를 전제하기보다는 작품을 만들고 매개하고 보는 이들이 스스로 의미를 생산할 수 있도록 전시 주제의 무게감을 줄이고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가 바라보는 장소성에 대한 시각을 열어가는 것에 주안점을 두기로 했다. 그래서 5회 강정대구현대미술제의 다섯 번째인 숫자 5를 주제로 삼았다.

 

강정대구현대미술제의 나이 ‘5’, 2012년부터 매년 여름보다 더 뜨거운 열정이 담긴 미술품을 강정에 심고 나아가 지역민의 마음에 심기위한 담금질을 해 왔다. 삶의 공간에 예술이 다가서서 창작과 감상이 서로서로를 다져가는 담금질이다. 같지만 다른 다섯 번의 만남, 삶속에 있는 예술과 예술 속에 있는 삶이 만나 서로를 다져 몸도 마음도 단단해진다. 올해의 여름도 다섯 번째의 담금질을 한다

 

강정 디아크(The ARC)를 감싸고 펼쳐진 광장에는 여름이면 작열하던 태양도 잠시 쉴 때 연인과 가족들이 삼삼오오 모여 휴식을 취한다. 휴식을 통해 활기를 회복하는 삶의 모습, 삶의 표정이 사계절처럼 몸도 마음도 피고 지는 시간이다. 이 시간 속에 스민 예술의 향기는 낯선 사람들 속에서 생기를 불어 넣는다.

 

이렇게 신도시 신개념의 공원에서 삶과 예술이 만나 생성변화의 예술축제로 거듭나기 위해 몸을 일으킨다. 이제 다섯 돌이다. 자연과 인간이 만나는 장소인 강정 디아크 광장이라는 장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지리적 환경이다. 이곳은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곳이고, 그 길을 따라 습지가 형성되어 있고 또 가까운 곳에 대단지 아파트가 있다. 이렇게 강정은 도시와 자연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도시 공원이다.

 

도시 공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연생태와 감성생태가 만들어 가는 문화적인 인식의 변화이다. 사람이 사는 곳에는 물이 있고 문화가 있다. 물은 자연생태의 핵심이고 문화는 감성생태의 핵심이다. 물과 문화가 있는 곳에서 감성생태를 위한 미술제는 삶의 생태를 위한 것이다. 그것을 도시()과 자연()이 결합된, 일명 () + ()’이라 할 수 있다. 강정은 인 더하기 연이 만들어 가는 장소다. 이번 강정대구현대미술제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다양하게 지각하는 장소로 만들어 가고자 하는 다섯 번의 시도인 ‘5’이다. 올해는 ‘5’의 이름으로 삶의 꿈과 예술의 꿈이 생생하게 호흡하는 감성생태를 꿈꾼다.

 

강정대구현대미술제 ‘5’는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 속에서 무한히 열린 상상과 꿈의 세계를 지향한다. 이것은 선입견을 벗겨 내고 내 속에 잠재된 꿈을 만나는 것이다. 이러한 만남은 주어진 현실을 보다 창의적인 생각으로 변화시켜 자신만의 삶과 예술을 발견하는 힘이다. 자연과 감성이 만나는 장소에서 생태문화를 지각하는 것은 일상에서 발견하는 감성생태에서 마르지 않는 샘물을 얻는 것이다.

 

이제 강정은 어제와 오늘, 낮과 밤의 변화 속에서 그 깊고 오묘한 경계를 뚫어내는 작품들로 선입견을 벗겨내 새로운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하나의 경험이 다수의 경험을 만들어 가는 곳이다. 이 장소는 삶과 예술이 만나 일상에 매몰된 잠재의식 혹은 무의식 속에 숨겨진 또 다른 자아를 발견하는 감성생태가 확장되는 장이다.

 

21세기를 4.0산업의 시대라고 한다. 일명 메이커 운동(Maker Movement)’이라고 일컬어지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메이커 운동은 스스로 필요한 것을 만드는 사람(Maker)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실천하고 발전시키는 것을 통칭하는 말이다. 지금은 누구나 생산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시대이다. 세계를 향해 무한히 열린 시대, 오픈 소스의 시대는 새로운 방식의 소통과 진화를 꿈꾼다. 올해는 붉은 원숭이해(丙申年)라고 한다. 그 의미처럼 강정대구현대미술제의 다섯 번째 전시축제는 열정과 지혜로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나누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김옥렬 / 미술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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