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문화예술은 창작활동과 도시공간의 경계가 사라지고, 창작이 도시공간으로 도시가 창작 공간으로 연결되어 삶이 예술로 예술이 삶으 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맞게 달성군에서는 지역의 특수한 환경을 바탕으로 단순한 예술적 성취를 넘어서 공공미술의 새로 운 장을 펼쳐 놓았다. 이점은 강정 대구현대미술제가 사회적 맥락 내에서 문화예술프로젝트라는 가치창출에 중요한 교두보를 만들어 내고 지역 공공미술의 새로운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음이다. 강정의 장소적 특성은 ‘미술품의 존재감’을 낯선 시선(수변공원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이 휴식을 위해 나왔다가 미술품을 발견)과의 주선으로 심리적 호기심과 적극적 반응들을 교차시킨다. 그것은 창작과 감상간의 다양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최전선의 장소적 의미라는 가치창출로 공 공미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가고 있다. 또한 강정의 수변공원에서 이루어지는 전시는 하드웨어적인 마인드에서 소프트웨어 마인드로 전환이 가능한, 그 어떤 시대적 변화의 과정을 실험하는 하나의 중요한 장소로 거듭나고 있다. 이점은 기존의 반영구적인 설치가 아니라, 얼마간의 기간에 일시적으로 전시가 되었다가 철 거된다는 유연성을 가진다. 이러한 유연성은 물리적 장소나 구조적으로 완결된 작품 보다는 다양한 소통의 가능성을 열어 놓는 야외전시의 이점이 있다. 이러한 시도는 강정을 문화적 자산으로 만들어 가면서 지역의 문화 콘텐츠를 재생산하는 새로운 공공미술로의 이행을 한 발짝 내딛는 것이다.올해 전시 주제인 ‘가까이 그리고 멀리서’는 1970년대 대구현대미술제의 전통과 새롭게 부활한 강정 대구현대미술제 간의 상황적 차이 속에서 과거와 현재라는 시간성, 자연과 도시가 만나는 장소성, 4대강이라는 국가적 프로젝트가 이루어진 물문화관(The ARC)을 중심으로 불특정 다수의 인파 속에서 한 달간의 일정으로 진행되었다. 강정에서의 전시가 회를 거듭할수록 확실히 공공성의 의미를 제안하 는 대안적 의미가 다양한 방식에서 논의됨으로써 새로운 담론을 생산하는 장소가되고 있다. 이제 강정 대구현대미술제는 동시대 미술의 새 로운 역할과 가능성을 탐색하는 전시이자, 동시에 대중과의 소통을 위한 공공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무게 있게 가늠해 보아야할 시점에 와 있다.
따라서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야외전시의 특성상 장소적 요소와 작가의 사고 그리고 공원을 방문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공감할 수 있거나, 이 장소에서만이 절실하게 소통될 수 있는 예술이란 무엇일까? 강정에서의 전시가 단순히 대중의 안목을 키우는 것을 넘어서 불특정 다수가 오가는 삶과 휴식공간, 공공의 장소에서 미술이 지향해 가야하는 것이 무엇일까?에 대한 새로운 질문이 요구되어 진다. 이러한 질문에 답할 수 있는 것은 미술이 다만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입고 생각하고 벗어야 할 것을 일깨우는, 이를 테면 미술품을 통해 감상자가 작가와의 공통 의 감각을 발견하는 순간, 잠자고 있던 무의식을 깨워 새로운 창으로 세상을 보는 시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공공미술의 발전적 가능성을 위해서는 문화예술의 결핍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행정과 감상의 태도 역시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지역의 행정과 지역민이 주변부 의식을 버리고 척박한 문화지대를 공적인 차원에서 실험적인 축제로 거듭나기 위한 미술제의 위상 역시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강정의 미술제가 공공미술의 가치를 효과적인 도시 브랜드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영구적인 설치보다는 프로젝트를 통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즉 결과보다는 과정속에서 그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는 교육과 홍보 시스템을 작 동시켜야 한다. 이러한 실천 방안이 구체화될 때 미래지향적 가능성을 견인하는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 이를 실현해 나가기 위해 올해 강정 대구현대미술제는 가깝거나 먼 곳에서 삶과 예술이 교차하는 방식으로 소통의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이번 전시에는 중국, 인도, 미국, 한국 작가로 구성된 스물세 명과 두 팀의 작가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작품을 제작해서 한 달 간의 전시로 진행되었다.
강정이라는 장소 특정적인 전제에서 이루어지는 강정대구 현대미술제가 도시문화의 산물인 화랑이나 미술관을 벗어나 자연과 도시가 교차 하는 수변공원에서 기분전환을 하려고 나온 사람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야외전시의 의미와 가치를 생산해 가야 할지, 생태학적이거나 문화 인류학적인 방향에서 21세기에 지향해 가야 할 새로운 비전으로 재정비할 필요성이 요구되어 올해는 미술전문가를 초청해서 학술제도 열었다.
김옥렬 / 미술평론가